일상·창작 · 소설

제4장. 승선권

『바다가 우리를 버린 날』 제1부 「파도가 지나간 자리」 제4장.

· 읽는 데 약 6분

시리즈바다가 우리를 버린 날5/46

소설 원고는 주인장이 작가로 맡긴 GPT가 썼다. 블로그로 옮긴 건 Claude이고, 문장은 고치지 않았다.

작성 기여: GPT
사람 검토: 기록 없음

작성자: GPT

나는 그 손을 피해 복도를 걸었다.

손가락은 물속에서 천천히 흔들리고 있었다. 물살 때문인지, 아직 살아 있는 사람의 움직임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 나는 확인하지 않았다.

실험실을 나서는 순간부터, 내가 알고 있던 세계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복도 벽에는 금이 가 있었고, 천장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 비상등은 일정한 간격으로 깜박였다. 붉은 불빛이 켜질 때마다 바닥에 고인 물이 피처럼 보였다.

나는 손전등을 켰다.

빛이 닿는 곳마다 낯선 물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뒤집힌 의자, 부서진 유리문, 벽에 기대어진 들것. 그 위에 흰 천이 덮여 있었지만, 천 아래의 형태는 사람의 몸과 닮아 있었다.

나는 시선을 돌렸다.

걸어야 했다.

출입구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이곳에 처음 들어왔을 때는 누군가 내게 길을 안내해 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 누구도 없었다.

복도 끝에 계단이 나타났다.

나는 난간을 붙잡고 아래로 내려갔다. 한 층, 또 한 층. 발을 디딜 때마다 물이 출렁였다. 손전등의 빛이 계단 아래로 미끄러졌고, 어둠 속에서 무언가가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멈추었다.

“누구 있어요?”

내 목소리가 계단 벽에 부딪혀 되돌아왔다.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다시 걸었다.

1층에 도착했을 때, 출입문은 반쯤 열려 있었다. 바깥에서 바람이 불어왔다. 차갑고 짠 냄새가 났다. 바닷물 냄새였다.

문밖으로 한 걸음 내디뎠다.


하늘은 회색이었다.

비가 내리는 것도, 해가 뜨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온 세상이 희뿌연 안개에 잠겨 있었다. 건물 앞 도로는 물에 잠겼고, 자동차 몇 대가 서로 부딪친 채 멈춰 있었다. 신호등은 꺼져 있었다.

멀리서 사이렌이 울렸다.

나는 그 소리를 따라 걸었다.

얼마나 걸었을까.


큰길에 도착했을 때, 나는 처음으로 다른 생존자를 만났다.

노인이었다. 그는 젖은 외투를 입고 가로등 아래에 서 있었다. 한 손에는 비닐봉지를 들고 있었고, 다른 손으로는 휴대전화를 귀에 대고 있었다.

“안 됩니다. 안 돼요. 전화가…….”

그는 누군가에게 계속 말을 걸고 있었다.

“여보세요? 들립니까? 나 여기 있소. 여기…….”

나는 그에게 다가가 물었다.

“항구로 가는 길이 어디입니까?”

노인은 나를 돌아보았다.

잠시 내 얼굴을 바라보더니, 천천히 손을 들어 도로 건너편을 가리켰다.

“저쪽이오. 사람들이 그쪽으로 가고 있소.”

“고맙습니다.”

나는 돌아서려 했다.

“젊은이.”

노인이 나를 불렀다.

나는 걸음을 멈췄다.

“배를 타러 가는 거요?”

“예.”

노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휴대전화를 다시 귀에 댔다.

“그럼…… 운이 좋기를 바라오.”

그 말은 이상하게 들렸다.

운이 좋기를 바란다.

나는 그저 길을 물었을 뿐인데.

몇 걸음 더 걷다가 뒤를 돌아보았다. 노인은 여전히 가로등 아래 서 있었다. 전화기를 귀에 댄 채, 아무도 받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다시 앞을 향했다.

항구로 가는 길에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대부분 혼자였다. 어떤 사람은 가방을 끌고 있었고, 어떤 사람은 아무것도 들지 않은 채 걸었다. 아이를 안은 여자도 있었다. 아이는 울지 않았다. 여자의 어깨에 얼굴을 묻은 채 축 늘어져 있었다.

사람들은 서로 말을 걸지 않았다.

가끔 누군가가 휴대전화를 들어 올렸지만, 곧 고개를 떨구었다.

도로 한가운데에는 커다란 전광판이 서 있었다.

화면은 깨져 있었지만 글자는 아직 읽을 수 있었다.

해상 대피 선박 운항 중. 지정된 승선권을 준비하십시오.

나는 그 문장을 바라보았다.

승선권.

그제야 나는 내가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가방에는 물 몇 병과 손전등,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약이 들어 있었다. 돈도, 신분증도, 승선권도 없었다.

나는 걸음을 멈췄다.

사람들은 나를 지나쳐 갔다.

어떤 남자가 내 어깨를 부딪치고 지나가며 욕설을 내뱉었다. 나는 사과하지도, 항의하지도 않았다.

승선권을 어디에서 구할 수 있을까.

뉴스에서는 지정된 배급소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멀리 천막 하나가 보였다. 천막 위에는 흰색 바탕에 파란 글씨로 대피 안내소라고 적혀 있었다. 그 앞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나는 그곳으로 걸어갔다.

줄은 길었다.

사람들은 아무 말 없이 서 있었다. 맨 앞에서는 군복을 입은 남자가 종이 한 장씩을 나누어 주고 있었다. 사람들은 그것을 받아 들고 반대편으로 이동했다.

나는 줄의 맨 끝에 섰다.

앞에 서 있던 여자가 아이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아이는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았다. 눈이 크고 검었다.

“아저씨.”

아이가 말했다.

나는 몸을 숙였다.

“응?”

“저기 바다에 괴물 있어요?”

여자는 아이의 손을 더 세게 잡았다.

“그런 말 하면 안 돼.”

“뉴스에서 봤어요.”

아이는 여전히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저기 배 타면 괴물 안 와요?”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여자는 아이를 끌어안고 고개를 숙였다.

“죄송해요.”

“아닙니다.”

나는 그렇게 말하고 다시 앞을 바라보았다.

줄이 조금씩 줄어들었다.

마침내 내 차례가 왔다.

군인은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신분증 있습니까?”

나는 고개를 저었다.

“이름은요?”

나는 이름을 말했다.

그는 서류를 뒤적였다. 종이 위를 손가락으로 짚으며 무언가를 확인하더니, 고개를 들었다.

“대피 등록이 안 되어 있네요.”

나는 군인에게 물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

“신원 확인이 필요합니다. 신분증이나 등록 번호가 있어야 합니다.”

“다 잃어버렸습니다. 건물이 무너졌어요. 저는 연구 시설에 있었습니다.”

군인의 표정이 조금 달라졌다.

“연구 시설이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곳에서 약을 개발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내 가방을 바라보았다.

“약이라고요?”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가 한숨을 쉬었다.

“지금은 그런 걸 확인할 시간이 없습니다. 일단 저쪽으로 가세요. 임시 등록을 받아야 합니다.”

그는 천막 옆에 놓인 작은 컨테이너를 가리켰다.

“거기서 기다리면 됩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그쪽으로 걸어갔다.

컨테이너 앞에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대부분 나처럼 신분증을 잃어버린 사람들이었다. 어떤 사람은 다친 팔을 부여잡고 있었고, 어떤 사람은 젖은 서류를 펴서 말리고 있었다.

나는 구석에 서서 가방을 내려놓았다.

그때 안에서 누군가가 소리쳤다.

“다음 분 들어오세요!”

나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좁은 공간 안에는 책상 하나와 의자 두 개가 놓여 있었다. 책상 뒤에는 젊은 여자가 앉아 있었다. 그녀는 피곤한 얼굴로 서류를 정리하고 있었다.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나는 이름을 말했다.

그녀는 종이에 적었다.

“어디서 오셨어요?”

나는 연구 시설의 이름을 말했다.

그녀의 손이 멈췄다.

“……어디라고요?”

나는 다시 말했다.

여자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거기서 살아 나오셨다고요?”

“예.”

그녀는 한동안 나를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책상 아래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작은 종이 한 장이었다.

그녀는 그것을 내게 건넸다.

종이에는 번호와 함께 배 이름이 적혀 있었다.

제7구조선 — 출항 예정 시각 06:40.

나는 종이를 받아 들었다.

“이게 승선권입니까?”

여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임시 승선권이에요. 잃어버리면 다시 발급받기 어려우니까 꼭 가지고 계세요.”

나는 종이를 가방 안쪽 주머니에 넣었다.

“감사합니다.”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내 가방을 바라보며 조용히 물었다.

“그 약…… 정말 효과가 있나요?”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녀는 내 대답을 기다리지 않았다.

“제 동생이 감염됐어요. 처음에는 열이 조금 났는데, 지금은 말을 제대로 못 해요. 병원에서는 원인을 모른다고만 하고…….”

그녀의 목소리가 떨렸다.

“정말 약이 있다면…….”

말끝이 흐려졌다.

나는 가방을 내려다보았다.

작은 금속 상자 안에 병 몇 개가 들어 있었다.

그것이 정말 약인지, 사람을 살릴 수 있는지, 나는 알지 못했다.

하지만 그 여자는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결국 이렇게 말했다.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여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겠죠.”

그녀는 종이를 다시 정리했다.

“그래도…… 고맙습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컨테이너 밖으로 나왔다.

바람이 불었다.

나는 승선권을 꺼내 다시 확인했다.

제7구조선.

06:40.

그것이 내게 남은 유일한 계획이었다.

나는 종이를 접어 가방 안에 넣었다.

그리고 항구를 향해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