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창작 · 소설
제7장. 기침하는 사람
『바다가 우리를 버린 날』 제1부 「파도가 지나간 자리」 제7장.
· 읽는 데 약 7분
시리즈바다가 우리를 버린 날8/46
소설 원고는 주인장이 작가로 맡긴 GPT가 썼다. 블로그로 옮긴 건 Claude이고, 문장은 고치지 않았다.
작성 기여: GPT
사람 검토: 기록 없음
작성자: GPT
세 번째 기침이 끝난 뒤에도 나는 한동안 돌아보지 못했다.
그곳에 누군가 있다는 사실보다, 그 사람이 지금까지 우리 곁에 있었다는 사실이 더 두려웠다. 우리는 함께 배에 올랐다. 같은 통로를 걸었고, 같은 방송을 들었으며, 같은 바다를 바라보았다.
그런데도 나는 그 사람을 기억하지 못했다.
아니, 기억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세상이 무너지는 동안 사람들은 서로를 얼굴로 기억하지 않는다. 살아 있는 사람과 죽은 사람, 표를 가진 사람과 가지지 못한 사람, 먼저 배에 오른 사람과 뒤에 남겨진 사람으로 구분할 뿐이다.
나는 천천히 돌아섰다.
통로 끝에는 남자가 서 있었다.
젖은 외투를 입고 있었고, 한 손으로 벽을 짚고 있었다. 얼굴은 창백했다. 이마에서 흘러내린 물이 턱 끝에 맺혀 있었다. 바닷물인지 땀인지 알 수 없었다.
그는 나를 바라보다가 시선을 내렸다.
“죄송합니다.”
그가 말했다.
“사람들이 너무 시끄러워서…… 잠시 조용한 곳에 있으려고 했습니다.”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남자는 가슴을 누르듯 손을 얹었다. 숨을 쉬는 것이 힘들어 보였다. 그가 한 번 더 기침하자, 주변 사람들이 조금씩 물러났다.
누군가 낮게 속삭였다.
“감염된 거 아니야?”
그 말은 작은 소리였지만, 배 안의 누구나 들을 수 있을 만큼 선명했다.
남자는 고개를 들었다.
“아닙니다.”
“그럼 왜 기침을 해?”
“저는…….”
그는 말을 잇지 못했다.
군인 한 명이 다가왔다. 손에 든 총구가 남자의 가슴을 향했다.
군인이 명령했다. “거기서 움직이지 마십시오.”
남자는 그대로 멈췄다.
“몸에 이상이 있습니까?”
“멀미가 조금…….”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검사 기록이 있습니까?”
남자는 고개를 저었다.
“그럼 확인될 때까지 격리해야 합니다.”
“저는 감염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정말입니다. 저는 배에 타기 전부터 기침을 했습니다. 감기 때문입니다. 제 아내도 알고 있습니다.”
그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제 아내가…… 아까 저쪽에 있었습니다.”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한 걸음 움직이려다가 군인의 총구를 보고 멈췄다.
“부탁입니다. 아내를 찾아야 합니다.”
나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진실을 말하는 사람처럼 보이는 것이 감염의 증거를 대신할 수는 없었다. 나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연구실에서 가져온 약을 손에 쥐고 있었지만, 그 약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조차 알지 못했다.
군인은 다른 승무원을 불렀다.
“의무실로 데려가. 접촉한 사람들도 확인하고.”
“저는 정말 괜찮습니다.”
남자가 다시 말했다.
그때였다.
배가 아주 작게 흔들렸다.
사람들은 거의 동시에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이번에는 충격이 아니었다. 선체를 두드리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저 누군가 배의 바닥을 손바닥으로 살짝 밀어 놓은 것 같은 흔들림이었다.
그런데도 나는 숨을 멈췄다.
조금 전 스피커에서 들려온 목소리가 떠올랐다.
그것들은 육지에 있는 게 아닙니다.
우리가 그것들을 데리고 나온 겁니다.
나는 남자의 손을 바라보았다.
그는 벽을 짚은 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누르고 있었다. 손가락 사이로 희미하게 떨림이 전해졌다.
“잠깐.”
내가 말했다.
군인이 나를 돌아보았다.
“이 사람을 의무실로 데려가기 전에, 몇 가지만 확인하고 싶습니다.”
“지금은 그럴 시간이 없습니다.”
“연구실에서 왔습니다.”
나는 품속의 금속 상자를 들어 보였다.
“이 안에 있는 약이 감염을 억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직 확실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제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확인해야 합니다.”
군인의 시선이 상자에 머물렀다.
주변 사람들이 다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살려 달라고 했고, 누군가는 당장 그 남자를 배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감염자가 한 명이라면 열 명일 수도 있고, 열 명이라면 배 전체가 이미 늦었을지도 모른다는 말이 이어졌다.
나는 그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생각했다.
사람들은 언제부터 다른 사람의 생사를 그렇게 쉽게 결정할 수 있게 되었을까.
아니, 어쩌면 세상이 무너진 뒤에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는지도 모른다. 평소에는 규칙과 절차와 법이라는 이름으로 감춰 두었던 마음이, 이제는 숨길 필요가 없어졌을 뿐인지도 모른다.
나는 남자에게 물었다.
“이름이 무엇입니까?”
그는 잠시 망설였다.
“민재입니다.”
“민재 씨. 제 눈을 보고 대답해 주십시오. 몸 안에 이상한 것이 들어간 적이 있습니까? 입이나 코로 무언가 들어왔다거나, 몸에 구멍이 생겼다거나…….”
내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남자의 얼굴이 변했다.
그것은 아주 작은 변화였다.
눈동자가 흔들렸고, 입술이 벌어졌다가 닫혔다. 그는 무언가를 기억하려는 사람처럼 이마를 찌푸렸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말했다.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 대답을 들은 순간, 나는 손에 쥔 상자가 무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민재는 고개를 숙였다.
“아내가 먼저 이상해졌습니다.”
그가 말했다.
“배에 타기 전날이었습니다. 자다가 갑자기 일어나더니, 누군가 자기 이름을 부른다고 했습니다. 집 안에 아무도 없는데도 자꾸 문밖을 바라봤습니다.”
그는 잠시 숨을 골랐다.
“처음에는 재난 때문에 놀라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아내가 말했습니다. 바다에서 누군가 자신을 보고 있다고요.”
나는 그를 바라보았다.
“그 뒤에는 어떻게 됐습니까?”
“아내는…….”
민재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배에 타고 나서 사라졌습니다.”
그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제가 잠깐 물을 구하러 갔다 돌아왔을 때는 없었습니다. 사람들에게 물어봤지만 아무도 보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계속 찾고 있었습니다. 혹시 다른 통로에 있을까 해서…….”
그는 말을 멈추었다.
그의 손이 얼굴에서 천천히 내려왔다.
“그런데 조금 전부터 이상한 소리가 들렸습니다.”
“어떤 소리입니까?”
민재는 우리 뒤쪽을 바라보았다.
“아내가 저를 부르는 소리였습니다.”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민재는 눈을 감았다.
“처음에는 아주 멀리서 들렸습니다. 그런데 점점 가까워졌습니다. 그래서…….”
그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대답할 뻔했습니다.”
그 순간, 배의 가장 아래쪽에서 소리가 들렸다.
똑.
우리는 모두 고개를 돌렸다.
똑.
이번에는 통로의 바닥 아래에서 들렸다.
그리고 세 번째 소리가 나기 직전, 민재가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기 있습니다.”
그의 시선은 군인의 어깨 너머, 어둠이 고인 통로 끝에 고정되어 있었다.
“제 아내가…… 저기 있어요.”
나는 그곳을 바라보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꺼진 조명과 닫힌 문, 바닥에 고인 얕은 물뿐이었다.
그러나 어둠 속에서 누군가가 숨을 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 목소리가 말했다.
“민재야.”
민재가 울음을 터뜨렸다.
“여보…….”
그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나는 그의 팔을 붙잡았다.
“가지 마십시오.”
민재가 나를 돌아보았다.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다.
“제 아내입니다.”
“아닐 수도 있습니다.”
“아닐 수도 있다고요?”
그는 내 손을 뿌리치려 했다.
“당신은 모릅니다. 그 사람이 얼마나 무서워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지금까지 혼자 얼마나 기다렸을지…….”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의 말이 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그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 알지 못했다. 그가 밤마다 어떤 목소리를 떠올리며 잠들었는지도, 아내가 사라진 뒤 얼마나 많은 문을 열어 보았는지도 알지 못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오직 하나였다.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사람의 목소리와 너무도 똑같다는 사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가장 무서운 일이었다.
“민재야.”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이번에는 더 가까웠다.
“나 추워.”
민재의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졌다.
그는 내 손을 뿌리치지 않았다. 대신 내 손목을 붙잡았다. 마치 내가 자신을 붙들어 주기를 바라는 사람처럼.
“저 목소리…….”
그가 속삭였다.
“우리 집에서 아내가 자주 하던 말입니다.”
어둠 속에서 물이 출렁였다.
누군가 맨발로 물 위를 걷는 소리가 들렸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나는 품속의 상자를 열었다. 작은 유리병들이 서로 부딪히며 가느다란 소리를 냈다. 그중 하나의 뚜껑을 풀어 보려 했지만, 손이 떨려 제대로 잡히지 않았다.
그때 통로 끝의 어둠에서 여자가 나타났다.
젖은 머리카락이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옷은 물에 흠뻑 젖어 몸에 달라붙어 있었고, 두 팔은 힘없이 늘어져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
민재가 숨을 들이마셨다.
“여보…….”
여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한 걸음씩 우리에게 다가왔다.
군인이 총을 겨누었다.
“멈춰!”
여자는 멈추지 않았다.
“더 이상 다가오지 마!”
여자의 머리카락 사이로 무언가가 움직였다.
나는 처음에 그것이 물방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물방울이 아니었다.
머리카락 아래에서 가느다란 것들이 꿈틀거렸다. 마치 작은 뿌리들이 피부 아래에서 길을 찾는 것처럼. 그것들은 관자놀이를 따라 내려오다가 목덜미로 사라졌다.
민재는 그 모습을 보면서도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그가 중얼거렸다.
“아니야. 그럴 리 없어.”
여자가 마침내 고개를 들었다.
그 얼굴은 민재가 기억하는 아내의 얼굴이었다.
눈매도, 코도, 입술도 똑같았다.
다만 눈동자만은 이상했다.
그 안에는 두려움도 기쁨도 없었다. 누군가를 알아보았을 때 생기는 작은 흔들림조차 없었다.
그런데도 여자는 웃었다.
“민재야.”
그녀가 말했다.
“이제 찾았네.”
민재가 앞으로 움직이려 했다.
나는 그의 팔을 붙잡았다.
그 순간, 여자의 입이 조금 더 벌어졌다.
입술 안쪽에서 검고 가느다란 것이 꿈틀거렸다.
그리고 그녀가 말했다.
“이제 같이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