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창작 · 소설

제9장. 네가 기억하는 목소리

『바다가 우리를 버린 날』 제1부 「파도가 지나간 자리」 제9장.

· 읽는 데 약 4분

시리즈바다가 우리를 버린 날10/46

소설 원고는 주인장이 작가로 맡긴 GPT가 썼다. 블로그로 옮긴 건 Claude이고, 문장은 고치지 않았다.

작성 기여: GPT
사람 검토: 기록 없음

작성자: GPT

“……어디 갔었어?”

그 목소리는 다시 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한 번 들은 목소리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그것은 귀가 아니라 기억 속에 남았다. 오래된 방의 냄새와 함께, 한때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의 한구석에 숨어 있다가, 우리가 가장 약해진 순간에 모습을 드러냈다.

나는 통로 한가운데 서 있었다.

손에는 박사의 메모가 들려 있었다.

그것이 사람의 기억을 이용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나는 그 문장을 몇 번이고 읽었다. 글자들은 변하지 않았지만, 읽을 때마다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괴물은 사람의 몸속에 들어가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았다.

그것은 사람의 기억을 필요로 했다.

사랑했던 사람의 얼굴을 기억하고, 목소리를 기억하고, 그 사람이 어떤 말을 할 때 웃었는지까지 기억해야 했다. 그래야 우리가 의심하면서도 다가갈 수 있었다. 총구를 겨누면서도 손을 떨 수 있었다. 도망쳐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한 걸음만 더 다가가면 그 사람이 정말 돌아와 있을 것이라고 믿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박사의 약은 무엇을 막으려는 것이었을까.

감염된 사람의 기억을 지우는 것일까.

아니면 그 기억에 접근하는 괴물의 길을 끊는 것일까.

“그 목소리…….”

민재가 내 옆에서 말했다.

“당신이 아는 사람이었습니까?”

나는 종이를 접었다.

“그렇습니다.”

“돌아가신 분입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민재는 더 묻지 않았다.

그가 무엇을 잃었는지 나는 이제 조금은 알 것 같았다. 그가 찾고 있던 것은 단지 아내의 몸이 아니었다. 함께 살아온 시간이었다. 아내가 자신을 부르던 방식, 아무것도 아닌 일에 웃던 얼굴, 집에 돌아오면 가장 먼저 건네던 말.

그런 것들은 너무 사소해서, 평소에는 잃어버릴 수 있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그런데 어느 날 그 모든 것이 사라지고 나면, 사람은 그 사소한 것 하나를 되찾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아진다.

“다시 들리면…….”

민재가 말을 꺼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나는 대답 대신 상자를 내려다보았다.

안에는 아직 깨지지 않은 유리병이 몇 개 남아 있었다.

“모르겠습니다.”

나는 솔직하게 말했다.

“다만 그 목소리가 우리를 부르더라도, 바로 대답하지는 맙시다.”

민재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다시 걸었다.


복도 끝에는 계단이 있었다.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었다. 그곳에서 희미한 바람이 올라왔다. 바닷물 냄새와 기름 냄새, 그리고 오래된 쇠붙이가 젖었을 때 나는 비릿한 냄새가 섞여 있었다.

배는 조금씩 기울고 있었다.

우리가 계단을 내려갈 때마다 벽에 고정된 손잡이가 작게 떨렸다. 멀리서 사람들의 고함이 들렸지만,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아들을 수 없었다.

계단 아래에는 문이 하나 있었다.

문 위에는 낡은 표지판이 붙어 있었다.

승무원 전용 — 기관실 및 하부 갑판

나는 손잡이를 잡았다.

잠겨 있었다.

그런데 문틈 아래로 희미한 불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불빛 사이로, 물이 천천히 흘러나왔다.

민재가 내 팔을 붙잡았다.

“저 안에 뭐가 있습니까?”

“모릅니다.”

나는 손잡이를 다시 당겼다.

문은 열리지 않았다.

그때 안쪽에서 소리가 들렸다.

쿵.

한 번.

쿵.

두 번.

나는 손을 멈췄다.

문 너머에서 누군가 두드리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뒤,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문 좀 열어 줘.”

나는 눈을 감았다.

그 목소리는 내가 평생 잊지 못할 사람의 목소리였다.

나는 그 사람과 함께 보냈던 마지막 날을 떠올렸다. 별다를 것 없는 날이었다. 우리는 사소한 일로 이야기를 나누었고, 언젠가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했다. 그 약속이 얼마나 쉽게 지켜지지 않을 수 있는지, 그때는 알지 못했다.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추워.”

내 손이 문손잡이 위에서 떨렸다.

민재가 내 손목을 붙잡았다.

“대답하지 마십시오.”

그가 말했다.

나는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 자신도 그 목소리에 다가가려 했던 사람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보았고, 그 사람이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그런데도 지금은 내 손목을 붙잡고 있었다.

그것이 나를 붙들어 준 것은 아니었다.

내가 스스로 손을 놓을 수 있도록, 잠시 시간을 벌어 준 것뿐이었다.

나는 천천히 손잡이에서 손을 뗐다.

문 너머에서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정말 나를 두고 갈 거야?”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 순간, 문 아래로 흘러나오던 물이 멈췄다.

그리고 아주 낮은 웃음소리가 들렸다.

사람의 웃음소리 같았지만, 사람의 숨으로 만들어진 소리 같지는 않았다.

문 너머의 무언가가 손잡이를 잡았다.

손잡이가 천천히 아래로 내려갔다.

잠겨 있는 문이 안쪽에서 흔들렸다.

나는 민재의 팔을 붙잡고 계단 위로 물러났다.

한 번.

두 번.

세 번째로 문이 흔들렸을 때, 우리는 계단의 맨 위까지 올라와 있었다.

그곳에서야 나는 뒤를 돌아볼 수 있었다.

문은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대신 문 위의 표지판이 아주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바람도 없는데, 마치 누군가 안쪽에서 표지판을 손가락으로 밀고 있는 것처럼.

나는 상자를 가슴에 끌어안았다.

우리는 계속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그때, 나는 깨달았다.

이 배 안에는 단순히 감염된 사람들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

우리 각자가 잃어버린 사람들의 목소리가 있었다.

그것들은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었다.

우리가 무엇을 그리워하는지 알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오랫동안 그 목소리를 기다려 왔는지도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