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창작 · 소설

제11장. 바다가 보내는 신호

『바다가 우리를 버린 날』 제2부 「기억의 경계」 제11장.

· 읽는 데 약 6분

시리즈바다가 우리를 버린 날12/46

소설 원고는 주인장이 작가로 맡긴 GPT가 썼다. 블로그로 옮긴 건 Claude이고, 문장은 고치지 않았다.

작성 기여: GPT
사람 검토: 기록 없음

작성자: GPT

갑판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은 길었다.

이상할 만큼 길었다.

우리는 몇 층이나 내려왔는지 알 수 없었다. 배의 구조를 알려 주던 표지판들은 대부분 떨어져 있었고, 비상등은 일정한 간격으로 깜박이다가 어느 순간부터 붉은빛을 잃어 갔다.

군인은 앞장서서 걸었다. 그는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계급장도 피와 바닷물에 가려 알아보기 어려웠다. 다만 무전기를 쥔 손이 조금씩 떨리고 있다는 것만은 보였다.

“어디로 가는 겁니까?”

내가 물었다.

“통신실입니다.”

“왜 거기로 가야 하죠?”

그는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이 배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아야 하니까요.”

그 말은 이상했다.

배가 항로를 이탈했다면 항해 장비를 확인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군인은 통신실로 가고 있었다. 마치 배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보다, 누가 우리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듯이.

계단 끝에 문이 있었다.

문은 반쯤 열려 있었고, 그 안에서 푸른빛이 새어 나왔다.

군인은 총을 들어 문 안쪽을 겨누었다.

“안에 누구 있습니까?”

대답은 없었다.

그는 잠시 기다리다가 문을 밀었다.


통신실은 생각보다 작았다. 벽면에는 여러 대의 모니터가 붙어 있었고, 그중 절반은 깨져 있었다. 바닥에는 의자가 넘어져 있었으며, 한쪽 벽에는 누군가 손톱으로 긁은 듯한 자국이 길게 남아 있었다.

나는 모니터 앞으로 다가갔다.

화면 하나에는 항해 지도가 떠 있었다.

배의 위치를 나타내는 표시가 깜박이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었다.

우리 배는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엔진이 멈춘 뒤에도 조금씩 표류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화면 속 위치는 몇 시간 전부터 단 한 치도 변하지 않았다.

“이게 무슨 뜻입니까?”

군인이 화면을 바라보았다.

“항해 장비가 고장 났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장비로 확인하면 되잖습니까.”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책상 위에 놓인 서류를 집어 들었다.

나는 그가 서류를 읽는 동안 다른 화면을 살폈다. 하나는 선내 감시 카메라 영상이었다. 흐릿한 화면 속에서 사람들이 대피 구역에 모여 있었다. 몇몇은 바닥에 앉아 있었고, 다른 사람들은 서로를 붙잡고 있었다.

그때 화면 오른쪽 끝에서 누군가 고개를 들었다.

여자였다.

나는 숨을 멈췄다.

그 여자는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었다.

얼굴은 알아볼 수 없을 만큼 흐릿했지만, 그 시선만큼은 분명했다. 마치 화면 너머에 누가 있는지 알고 있는 것처럼.

그녀가 입을 열었다.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것 같았다.

여기 있어.

화면이 꺼졌다.

나는 뒤로 물러났다.

“방금 보셨습니까?”

군인은 고개를 들었다.

“무엇을 말입니까?”

“감시 화면에 사람이 있었습니다. 카메라를 바라보고…….”

“그 화면은 이미 고장 났습니다.”

그는 너무 빠르게 대답했다.

나는 군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는 다시 서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당신은 알고 있군요.”

내가 말했다.

“이 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 있었던 겁니까?”

군인의 손이 멈췄다.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던 그는 서류를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

“모든 것을 알고 있었던 건 아닙니다.”

그가 말했다.

“하지만 이 배가 어디로 가는지는 알고 있었습니다.”

민재가 앞으로 다가섰다.

“어디로 가는 겁니까?”

군인은 우리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리고 마침내 입을 열었다.

“해상 안전 구역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 말은 통신실 안에 무겁게 내려앉았다.

나는 처음에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안전 구역이 없다니.

정부는 대피선을 운항했고, 사람들은 승선권을 받았으며, 안내 방송은 생존자들을 지정된 장소로 이송한다고 했다. 우리 모두 그 말을 믿고 배에 올랐다.

“무슨 뜻입니까?”

내가 물었다.

“처음부터 없었던 겁니까?”

“처음에는 있었습니다.”

군인이 말했다.

“정확히는, 안전 구역을 만들려고 했습니다. 바다 위에 임시 거점을 세우고, 해안에서 떨어진 곳으로 사람들을 이송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첫 번째 선박이 출항한 뒤 연락이 끊겼습니다.”

“그럼 왜 사람들을 계속 태웠습니까?”

민재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왜 우리에게 안전하다고 말했습니까?”

군인은 고개를 숙였다.

“사람들을 육지에 남겨 둘 수도 없었습니다.”

“그게 이유입니까?”

“그것만은 아닙니다.”

군인이 나를 바라보았다.

“바다에서 이상 현상이 관측되기 시작한 건 괴물이 나타나기 전부터였습니다. 해저 관측 장비에서 반복적인 신호가 잡혔습니다. 일정한 간격으로, 마치 누군가 두드리는 것 같은 신호였습니다.”

나는 그 말을 듣는 순간, 배 밑바닥에서 들렸던 소리를 떠올렸다.

똑. 똑. 똑.

“처음에는 지질 활동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신호는 점점 강해졌고, 해안의 여러 관측소에서 동시에 같은 소리가 잡혔습니다. 그 뒤에 괴물이 나타났습니다.”

군인은 모니터를 가리켰다.

“이 배는 단순한 구조선이 아닙니다. 원래는 해저 관측 장비를 운반하던 연구선이었습니다. 대피선으로 개조되었지만, 통신 장비 일부는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그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그리고 이 배에는 그 신호를 분석하기 위한 장비가 있습니다.”

나는 천천히 화면을 바라보았다.

항해 지도 아래쪽에 작은 파형이 표시되어 있었다.

일정한 간격으로 솟아오르는 파형.

그것은 내가 연구실에서 보았던 기록과 닮아 있었다.

“이 신호가 무엇인지 알아냈습니까?”

군인은 고개를 저었다.

“아직은 아닙니다. 다만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그는 화면을 확대했다.

파형 사이에 숫자가 나타났다.

시간.

간격.

반복 주기.

그리고 그 아래에 아주 짧은 문장이 있었다.

수신 신호와 선내 생체 반응이 일치함.

나는 그 문장을 읽고도 한동안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민재가 먼저 물었다.

“생체 반응이라니요?”

군인은 대답했다.

“신호가 강해질 때마다 선내의 특정 인원들에게서 같은 신경 반응이 나타났습니다. 처음에는 우연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반복될수록 상관관계가 분명해졌습니다.”

“어떤 사람들입니까?”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들입니다.”

나는 품속의 상자를 내려다보았다.

그렇다면 바다에서 보내는 신호는 단순한 소리가 아니었다.

사람의 몸 안에 있는 무언가가 그 신호에 반응하고 있었다.

어쩌면 그것은 신호를 듣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신호에 맞춰 움직이고 있는 것인지도 몰랐다.

“왜 그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았습니까?”

내가 물었다.

군인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 침묵이 답이었다.

그들은 몰랐던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을 알지는 못했지만, 사람들이 믿고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가 무엇을 두려워할지 알고 있었다.

육지에 남는 것.

바다로 나가는 것.

어느 쪽도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

“우리를 미끼로 쓴 겁니까?”

민재가 물었다.

군인은 눈을 감았다.

“처음부터 그럴 계획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요?”

군인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때 통신실의 스피커에서 소리가 흘러나왔다.

낮고, 느리고, 일정한 소리였다.

똑.

똑.

똑.

군인은 곧바로 장비를 향해 돌아섰다.

“또 시작됐군.”

그가 중얼거렸다.

화면의 파형이 움직였다.

그 순간, 통신실의 모든 모니터가 동시에 켜졌다.

그리고 화면마다 서로 다른 얼굴이 나타났다.

어떤 얼굴은 울고 있었다.

어떤 얼굴은 웃고 있었다.

어떤 얼굴은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 모두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다.

우리 쪽이었다.

그리고 화면 한가운데, 다른 얼굴들과는 달리 아주 선명한 얼굴 하나가 나타났다.

나는 그 얼굴을 알고 있었다.

연구실에서 죽은 박사였다.

그는 평소처럼 흰 가운을 입고 있었다. 안경 너머의 눈은 피곤해 보였고, 입가에는 늘 그랬듯이 무언가를 설명하기 전에 짓던 희미한 미소가 남아 있었다.

나는 숨을 쉴 수 없었다.

박사가 입을 열었다.

“이제야 도착했군.”

나는 모니터 앞으로 다가갔다.

“박사님……?”

내 목소리가 갈라졌다.

박사는 나를 바라보았다.

그의 입술이 움직였다.

“그 약을 가지고 있나?”

나는 품속의 상자를 움켜쥐었다.

그리고 그 순간, 박사가 아주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아직 먹이지 마라.”

화면이 흔들렸다.

박사의 얼굴이 잠시 일그러졌다가 돌아왔다.

“그 약은…….”

그의 목소리가 끊겼다.

모든 모니터가 동시에 검게 변했다.

그리고 통신실의 스피커에서 마지막 말이 들려왔다.

“……우리를 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니까.”